2020년에 식기세척기를 구입하고 현재까지 사용해 오고 있습니다. 처음 배우자가 식기세척기를 사자고 했을 때는 그게 왜 필요한가 싶었는데 지금은 식기세척기 없이는 못 살겠네요. 4년간 사용해 온 식기세척기 필요와 사용 후기에 대해 정리해 보겠습니다.
이제 식기세척기는 가전제품 구입 순위의 1위가 되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. 건조기를 처음 사용하고는 너무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식기세척기는 건조기보다 더 신박하고 기특한 녀석입니다. 처음 식기세척기를 사용할 때는 그릇을 챙겨 넣는 게 좀 번거롭게 귀찮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. 하지만 이게 익숙해지고 나면 식기세척기 예찬론자로 변모하게 됩니다.
저는 누가 식기세척기가 좋냐고 물어보면 왜 아직 안 샀냐고, 이건 꼭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. 실제로 제가 구입한 식기세척기만 4대 입니다. 새로 집을 사서 이사 간 형제와 친구네에 한 대씩 선물했고, 이번에 어머니집이 리모델링을 하며 싱크대를 새로 설치했을 때 식기세척기를 사서 넣어드렸습니다.
저도 몇 달전 이사를 했는데 주방이 좁아 식기세척기가 안 들어갈까 봐 조마조마했습니다. 식기세척기 설치를 위해 옵션으로 들어있던 오븐을 옮기고, 인덕션 띄움 시공도 했습니다. 비용도 30만 원이 넘게 들었네요. 하지만 돈이 들어도 식기세척기는 무조건 넣어야 한다고 생각했고, 다행히 잘 설치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.
사실 저희 가족이 모두 모여 식사를 할 때는 저녁 한 끼 밖에 없습니다. 전 식사 준비에만 1시간이 걸리고 때로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. 제 딴에는 열심히 음식을 해도 식탁에 차려지는 건 없는데 먹는 건 10분이면 충분합니다. 그런데 밥을 먹고 나면 또 30분을 넘게 치우고 설거지를 하는 게 너무 싫었습니다. 게다가 유독 설거지는 깨끗하게 해야 직성이 풀리는 탓에 그릇들을 몇 번이나 따뜻한 물로 헹궈냅니다. 덕분이 설거지 시간도 많이 걸렸고요. 저녁 한 끼 해 먹은 것 밖에 없는데 진이 다 빠진 느낌이었습니다.
저는 허리가 좋지 않아 오래 서 있는 걸 힘들어 합니다. 서서 설거지를 하다 보면 허리가 아파 오기 시작하고 짜증이 솟구치기 시작합니다. 특히 더운 여름날 따뜻한 물로 설거지를 하고 있으면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. 그러면 멀쩡히 잘 있는 가족들도 꼴 보기 싫어집니다. 이럴 때는 설거지하는 그릇 소리가 점점 커지고, 가족들도 눈치를 보기 시작합니다. 배우자도 설거지를 곧잘 했지만 배우자가 하는 설거지는 왠지 마음이 불편합니다. 깨끗하게 안 하는 것 같아 신경 쓰이기도 하고요.
식기세척기를 들여놓고부터는 이런 설거지 스트레스에서 해방 되었습니다. 설거지를 해야 한다는 걱정이 없으니 음식에 좀 더 신경을 쓰기도 하고요. 식기세척기가 제일 편할 때는 큰 냄비나 김치통 같은 걸 씻어야 할 때입니다. 직접 설거지를 하다 보면 곳곳에 물이 튀고, 옷을 버리기 일쑤인데 식기세척기가 있으면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. 또 제가 하는 것보다 식기세척기를 돌리는 게 더 깨끗한 것 같기도 합니다.
고기를 먹은 날도 식기세척기가 있어 감사합니다. 곳곳에 기름이 튄 프라이팬과 그릇들을 씻으려면 주방세제를 두 번씩하고 뜨거운 물로 헹궈야 그나마 깨끗해집니다. 하지만 식기세척기에 넣고 스팀을 돌리면 아주 반짝반짝한 그릇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. 물론 이럴 때는 세제를 잘 골라서 넣어 주는 게 필요합니다.
이렇게 식기세척기는 저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되었습니다. 4년 동안 사용해 오면서 이사도 2번이나 다녔지만 아직 고장 한 번 없이 잘 쓰고 있네요. 굳이 신제품으로 바꾸고 싶다는 생각도 안 들 정도로 만족스럽습니다. 제가 산 모델은 식기세척기 사용시간이 밖에서 보이지 않는데 이번에 어머니 집에 구입해 드린 모델은 남은 설거지 시간이 전면에 보여서 좋았습니다. 가끔은 따로 헹굼 버튼이 있어서 한 번쯤 더 헹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네요. 물론 매 번 안심 헹굼을 더하지만 왠지 부족한 거 같은 날은 그릇을 꺼내며 한 번씩 더 헹궈서 말리기도 합니다. 살짝 번거롭기도 하지만 그래도 내가 서서 설거지를 하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.
저희 집 식기세척기 모델은 LG DFB22W 프리스탠딩 제품입니다. 처음에는 싱크대 옆에 세워서 사용했고, 이사 다니면서부터는 빌트인으로 사용했습니다. 12인용이지만 세 가족이 사용하기에 그리 크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. 오히려 음식을 좀 만든 날은 식기세척기가 작은 느낌입니다. 혹시나 식기세척기 구입이나 변경을 생각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꼭 12인용 이상을 구매하시기 바랍니다.
또 아직 식기세척기가 없는 분들은 최대한 빨리 사서 가정의 평안함을 누리시기 바랍니다. 혹시나 주방이 너무 좁아서 설치를 못하겠다 하시는 분들은 잘 안 쓰는 그릇이나 냄비 같은 거 버려서라도 자리를 마련해 보세요. 약간의 싱크대 공사가 필요할 수도 있지만 식기세척기를 사용하는 순간 모든 것은 괜찮아집니다. 내가 얻을 평안함에 비하면 푼돈이라 생각합니다.